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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인턴 intern

[농정원/농식품부/농턴십] 사회적 농업 인턴십 일지(후기 4) 장르 :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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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각 NOTE

1주일이 지나고 4번째 출근 날이다.

월요일부터 살을 뺀다고 까불어서 오늘 아침에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그래도 사회적 농업 인턴십을 하기 위해 대전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진짜 몸이 가볍다는 것은 아니다. 현실과 괴리감 있다.)

 

출근 전날 밤에 설레는 마음으로 물어봤다.

내 방에 작은 AI스피커는 꽤 유용하다.

' 카카오, 내일 날씨 알려줘. '

 

오후에 비가 올 것이라는 그의 말에 우산을 챙겼다.

우산을 쓰고 특별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챙겼다.

그래서 명호 차에 두고 내렸다.

 

나에게 남은 것은 출근할 때의 사진과 2주 차 미션뿐.

 

 

 

 

2. 하루 일정

#1. 오전 

발달 장애인 부모님들과 함께 다육이 키트 조립과 분양을 도와 드렸다.

적극적으로 만들고 욕심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전동드릴로 키트 만드는 것을 도와드렸다.

21년형 18V 충전식 전동드릴 같았다.

(올해가 2020년인데 21년형은 없다. 그냥 아무소리나 해보았다.)

 

어쨌든, 첫 번째 키트는 한 번에 못을 박았다.

삐뚤어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2번째 키트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자만심으로부터 오는 실수였지만 장비 탓을 해본다.

 

(혜민 스님의 무소유의 마음을 가져야 했던 것일까? 아니다. 혜민 스님도 나와 같은 사람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잘 조립하고 다육이를 같이 심었다.

 

이때, 하우스 안쪽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무 재료를 준비하던 팀의 목소리였다.

부러웠다.

나사 잘못 박아 전전긍긍하는 나의 모습과는 다르게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키트를 예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어머님들의 기대감이 제일 무거운 숙제였나 보다. (3인치 관찰자 시점)

 

원래는 영상에 찍히는 것을 싫어해서 피해 다니려 했다.

일에 열중해서 그런 거 잊어버리고 그냥 했다. 다 했다.

 

영상 촬영, 인터뷰 등이 같이 진행되었다.

현타가 왔지만, 버텼다.

오늘을 두고 정신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나 말고도 모두가 열심히 활동한 하루였다.

 

 

 

 

#2. 오후 

무를 뽑았다. 작은 무만 뽑았다.

소유권은 봄에 씨앗을 뿌려 둔 유치원 아기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무를 솎아서 큰 무를 잘 뽑을 수 있게 작업했다.

의도와 결과는 다를 수 있다. 

 

뽑은 무와 무청의 양은 봉지 2개에 가득이었다.

작은 무들은 피클 등을 만들 때 사용된다고 하셨다.

그래도 수북이 쌓인 무청들을 처치하기 곤란했다.

 

그때, 한줄기 빛과 같은 대표님의 한마디가 있었다.

" 농장에 있는 토끼와 닭에게 반반 주세요. "

 

나는 그 많은 무청을 토끼집에 밀어 넣어주며 생각했다.

풀 먹고도 살이 찔 수 있다.

이미 귀납법으로 입증되었다. 저 포동포동한 토끼를 보라.

저 토끼가 살아있는 근거이다.

 

그리고 농장 밭에 천적인 잡초를 무찔렀다.

졌다.....

왜 질기고 질긴 생명체를 보고 '잡초 같은 생명력'이라고 하는 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일단 보이는 잡초를 제거했다.

또 나중에 한판 더 싸우면 된다.

물론, 나는 기권! 다른 분들이 대신 싸워주세요. ( 술자리에선 흑기사가 있던데 손수레에는 없나요? )

 

 

 

 

3. 사회적 농업은...

대표님께서 "창업에 있어 협동조합 형태의 사업구조는 환상일 수 있다."라고 말씀해주셨다.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가 단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빠른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협동조합 모델은 없을까?

 

이러한 협동조합 모델 속에서 사회적 농업이 어울릴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11월 17일 소나기가 쏟아진 날에 느낀 감정이었다.

그리고 오늘 점심은 홍익 돈가스를 먹었다.

 

 

 

커버사진 : www.govtv.kr/news_view.jsp?ncd=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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