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각 NOTE
수요일에 쉬고 목요일에 출근했다.
수요일에 헬린이로서 헬스장에서 기구 몇 개 깔짝거렸다.
역시 몸이 놀랐나 보다.
아니다. 근육이 거부하나 보다.
그래도 농장에 새로운 일을 기대하며 출근해본다.
출근 전날 밤에 AI스피커를 이용하지 않아도 다음날에 비가 많이 온다고 뉴스에서 알려주었다.
'가을비 치고는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산은 필요 없다.
명호 차에서 1박 2일 자고 있는 나의 우산이 이미 탑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실내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에 일하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늘에 검은 구름이 복선이다.)
그리고 오늘은 농장으로 촬영을 하러 오는 날이다.
(촬영당하기 싫었다.)
2. 하루 일정
#1. 오전
약 30명의 어린아이들이 방문했다.
원래는 오늘 2팀의 어린이집 농장 방문 일정이 있었지만 악천후 때문에 한 곳에서 취소했다.
그곳이 약 90명의 아이들이 있는 유치원이라서 다행이었다.
(이 날씨에 농장을 방문한 유치원 respect)
그 이유는 오전에 갑자기 많은 양의 비가 쏟아져서 정신없었기 때문이다.
농장으로 넘쳐흐르는 저 물줄기들이 원망스러웠다.
그래서 농장 사무실과 하우스를 연결하는 곳에 다리를 만들고 물이 넘친 곳에 흙을 뿌려 긴급조치를 했다.
문명의 시작은 범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나도 손수레 문명을 촉진시키는 범람을 본 것일까?
아니다. 올해 여름 기록적인 장마로 이미 휩쓸고 지나간 터였다.
그래도 하우스 안에 있는 집 앞에서 교육이 이루어졌다.
아이들은 무전과 음료수를 먹었다.
그리고 체력을 회복해서 무를 뽑았다.
(사실은 체력을 회복시킬 필요가 없었다.)
어제 무를 뽑을 때 특별채용을 진행할 걸 그랬다.
거의 기계적인 무 뽑기에 무릎을 탁 쳤다.
유치원 삐약이들이 가고 본격적인 방송 촬영이 시작되었다.
삼시세끼 마냥 수확하고 직접 밥을 해 먹었다.
대표님이 그려주신 밑바탕에 색칠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수육, 아욱국, 무생채 등과 같이 밥을 먹었다.
맛있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영상에 찍히는 것이 싫어서 피해 다니려 노력했다.
누군가는 이렇게 블로그로 나의 생활을 공유하는 반면에 영상 촬영은 왜 싫어하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다.
그건 내 마음이다.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
그래도 다 같이 촬영되는 연출에는 당연히 참여했다.
결국 마지막 컷에는 주야장천 얼굴이 들어갔다.
중요한 포인트는 2일간의 촬영분에도 실제 방송 분량은 10분도 안 나갈 수 있다.
#2. 오후
오늘 한시까지 1차 보고서 제출이었던 거 실화인가?
그래서 나는 어젯밤에 써서 제출했다.
그런데 머릿속에서 짜낸 아이디어는 그것이 끝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다.
촬영 때문에 평소보다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삼시 세 끼'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점심을 먹고 바로 저녁을 준비하는 이유를 몸소 느꼈다.
직접 수확부터 요리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바로 촬영을 이어갔다.
개인적인 인터뷰도 진행되었다.
그리고 농기계 사용법을 배웠다.
관리기는 밭을 갈아주고 고랑을 만들어 주는 기계였다.
농기계가 특히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밭으로 가서 트랙터(?)도 배웠다.
촬영을 계기로 진행된 교육이었지만 재밌었다.
이 모든 것이 끝나고 나니 퇴근할 시간이 가까워졌다.
그제야 내 몸을 둘러보니, 진흙으로 코팅된 신발이 보였다.
여기저기 튀어있는 흙 자국과 빗물에 젖은 옷이 느껴졌다.
한구석에 쌓여있는 농장일은 오롯이 내일 내가 할 일이 되어버렸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고 다짐했지만 안된다.
얼른 와서 빠르게 해치워야겠다.
3. 사회적 농업.
퇴근하기 전 대표님과 사회적 농업에 이야기를 했다.
이것도 촬영의 일부였지만, 의식하지 않았다.
"현재 사회적 농업은 지역 공동체별로 정착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 공동 농기구 사용 등의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핵심은 누가, 어떻게 접근하게 하느냐이다.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인 거 같다.
11월 18일 오전 장대비가 쏟아진 날에 느낀 감정이었다.
그리고 오늘 점심은 중학교 기술가정 시간에 조별로 같이 음식을 해 먹는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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